밀레니얼 세대의 문제는 과연 밀레니얼 세대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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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의 부상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기업에서 인력의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X세대로 불리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그 자리를 밀레니얼 세대(Y세대)가 채워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에서는 2020년 이후 밀레니얼 세대가 세계 노동인구의 35%로 노동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곧바로 조직의 변화로 이어져, 각 조직에서는 인사관리 및 교육훈련 측면에서 새로운 전략과 방법을 마련하고 있으며, 밀레니얼 세대와 그 이후 세대인 Z세대를 주제로 한 책들도 이미 한바탕 쏟아져 나왔다.

 

[그림 1] 밀레니얼세대 관련 서적
* 출처: 교보문고

 

베이비붐 세대로 대표되는 기성세대들의 눈에는 조직보다 개인의 삶을 중요시하고 당당하게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다른 부류의 사람으로 보일 수 있기에 이러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현재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 밀레니얼 세대 관련 교육을 포함한 많은 자료나 데이터가 주로 90년대생인 20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은 조금만 찾아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는 ‘젊은 20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의 학문적 구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 2] 세대구분
* 출처 : 통계청, 맥킨지코리아, OPENADS

 

이 같은 세대 구분을 따랐을 때 2020년을 기준으로 27세~41세가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다. 그러나 27세와 41세를 과연 밀레니얼 세대라는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서 동일하게 보는 것이 맞는지 문제제기를 해보고자 한다.

27세에서 41세는 조직으로 따지자면 신입사원에서부터 과•차장급까지 모두 포함되며, 직급 차이에서 오는 갈등, 연령대에서 오는 갈등도 존재하게 된다. 심지어 밀레니얼세대 내에서의 갈등도 존재한다. ‘낀 세대’, ‘젊은 꼰대’라는 단어가 달리 생긴 것이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 내에서도 세대 구분이 발생하고 각 세대는 저마다의 특성을 가진다. 이처럼 베이비붐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낀 세대 등과 같은 복잡한 세대 구분 속에서 이제 겨우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교육을 마련하였더니 Z세대가 몰려온다고 난리이다. 기성세대가 새로운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를 부담스러워 하듯, 밀레니얼 세대 중에서도 Z세대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쯤되면 과연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것이 조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인 것인지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만 알면 조직의 문제는 해결되는 것인가?

 


고대부터 있었던 세대갈등 문제


 

사실 밀레니얼 세대로 대표되는 요즘 애들에 대한 각종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고대 그리스의 고전 『일리아스』에는 “고대의 장수들은 혼자서도 가뿐히 돌을 들어 적에게 던졌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둘이서도 들지 못할 정도로 나약하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14세기 스페인 프란체스코회 사제였던 알바루스 펠라기우스 (Alvarus Pelagiu)는 “요즘 대학생들 정말 한숨만 나온다. 요즘 대학생들은 선생들 위에 서고 싶어하고, 선생들의 가르침에 논리가 아닌 그릇된 생각들로 도전한다.”고 말했다.

동양 문화권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 숙종실록 23권, 숙종 17년 8월 10일 임진 1번째 기사 중 “요즈음 가만히 살펴보건대, 세상이 갈수록 풍속이 쇠퇴해져서 선비의 버릇이 예전만 못하여 경학(經學)에 밝고 행실을 닦아 치체(治體)를 잘 아는 자는 적고, 문사(文辭)를 숭상하여 경학을 버리고 녹리(祿利)를 좇는 자가 많으니, 어찌 우리 조종(祖宗)께서 학교를 일으켜 인재를 양성하는 본의이겠는가? 이에 나는 일찍이 세도(世道)를 위해 개탄하지 않은 바 없다.”라는 내용이 있다.

 

 

‘버릇이 없다’는 타이틀로 신문기사가 나올 정도였으니, 당시의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기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젊은 세대에게 기성세대가 충고를 하기가 조심스럽고,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의견이라면 일단 거부하고 보는 경향이 많아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대차이, 세대갈등은 계속 있어왔으며 이 문제가 비단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로부터 비롯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계속 있어왔던 세대갈등의 원인은 무엇인가? 기성세대는 새로운 세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본인들의 삶의 방식이나 태도를 고수하고자 한다. 반면, 새로운 세대들은 새로운 것과 변화를 끊임없이 도모한다. 이러한 차이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세대의 변화에 따른 세대갈등은 피할 수 없는 일이자 극복해야 할 문제이며,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밀레니얼 세대라는 이슈가 조직 내외부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조직이나 조직의 교육담당자는 조직 내 세대갈등에 대한 문제 파악과 해결방안 제시보다는 단순히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밀레니얼 세대와 관련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Do)’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표 1> 기업의 밀레니얼 세대 교육 내용
기업명
밀레니얼 교육/활동
내용

1

SK그룹

행복토크

  • 밀레니얼 세대가 중요하게 보는 ‘행복’이라는 가치를 강조하였으며, 직급 구분 없이 자유로운 대화의 장을 마련

2

포스코그룹

밀레니얼 세대 소통 가이드

  • 그룹 내 리더급 직원을 대상으로 ‘밀레니얼 세대 소통 가이드’ 작성하여 배포

3

LG화학

밀레니얼 세대와의 행복한 동행

  • 임원 리더십 워크숍에 부회장과 임원, 공장장 등이 참여해 신입사원 6명과 ‘밀레니얼 세대와의 행복한 동행’을 주제로 토크쇼 형태의 강의에 참여

4

NH투자증권

90년생 이해하기

  •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직원 200여명이 ‘90년생이 온다’ 저자 특강에 참석

5

새마을금고중앙회

밀레니얼 세대 팀워크 교육

  • 자존감과 자기만족감을 중시해 개인 단위의 업무 분배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팀워크의 중요성을 교육하기 위해 도미노 교육을 도입
* 출처: 스포츠서울.(19.07.23). 90년생’ 밀레니얼 신입사원, 교육도 변했다(http://www.sportsseoul.com/news/read/794735#csidx417c3f1b84c7f25bfa4516345b2524)

 


조직의 지속적·체계적 솔루션 마련


 

세대 간 갈등에 대한 문제는 조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X세대의 은퇴와 그에 따른 새로운 세대의 유입으로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현재 많은 조직들은 이미 대규모 세대교체가 시작되었고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조직은 이러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조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지, 발전되도록 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 지금까지의 젊은 세대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으로 인해 많은 조직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해당 현상에 큰 관심을 갖고 교육이나 책을 발간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세대의 특성이나 특정 세대 간의 갈등보다는 세대가 바뀌더라도 조직에서 구조적으로 세대갈등을 해결할 체계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해당 문제에 대한 관심의 방향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세대의 특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시대의 큰 사회적 변화에 따라 세대의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세대, 네이버보다 유튜브가 편한 세대,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세대,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과 SNS의 발달로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와 의견을 내는 것에 어려움이 없으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세상에서도 젊은 세대는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것에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이것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 아니라 모든 세대에서 받아들여야 할 시대의 흐름이다.

한번 변화하고 발전한 문화는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미래 세대들은 점점 더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주장할 것이고 기성세대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기성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로 이분하여 ‘밀레니얼 세대와 기성세대의 갈등 해소’, ‘밀레니얼 세대 이해하기’와 같은 해결책은 임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현재 조직의 기성세대들도 소위 말하는 ‘요즘 애들’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현재의 밀레니얼 세대들도 언젠가는 조직에서 기성세대가 될 것이다. 현재의 꼰대문화를 거부하고 기성세대와 다르다고 외치는 밀레니얼 세대가 조직의 기성세대로 자리잡게 되면 세대갈등은 사라질까? 아마도 또다른 형태와 방식의 세대갈등이 발생할 것이다. 언제 태어났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세대갈등이라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근본적인 조직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기업에서의 밀레니얼 세대 교육의 시도는 세대 간의 이해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실제로 CJ CGV와 소노호텔&리조트(구 대명호텔앤리조트)는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을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밀레니얼 세대가 멘토가 되고 임원급 경영진이 멘티가 되는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교육프로그램들이 유행이 지나면 사라지는 음식점들처럼 2-3년뒤에 없어졌다가 세대 교체가 일어날 때쯤 다시 나타나는 교육이 되어서는 안된다. 매년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조직 내에서의 세대 간 갈등, 세대 내 갈등을 해소하여 원활한 소통을 하는데 목적을 두고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 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 측면에서도 어떻게 하면 세대간, 세대내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지 제도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세대와 시대의 변화와 차이를 인정하고 조직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수용한 사례가 있다. 명품 브랜드 구찌의 그림자 위원회(Shadow Committee)가 그것이다. 그림자 위원회는 30세 미만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위원회이며, 임원 회의를 진행한 후 동일한 주제를 바탕으로 그림자 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논의를 진행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시각에서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어 조직의 의사결정에 반영한다. 2012년부터 약 3년간 매출 정체와 영업 이익 급감으로 창사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던 구찌는 이 제도 덕분에 다시 부활할 수 있었다. 명품 시장의 주 고객층이 중장년층에서 젊은층으로 변화하는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던 구찌는 시장의 변화와 젊은 고객의 니즈 파악에 성공하여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마치며…


 

밀레니얼 세대는 특별하고 이상한 세대가 아니다. 그들이 지닌 특성은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맞게 형성되어 왔기에 당연한 것이다. 다만, 최근 몇년간 조직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이슈가 되었던 것은 그동안 조직에서 세대간, 세대내 갈등을 풀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이 쌓이다가 특성이 뚜렷한 밀레니얼 세대에서 문제가 터졌기 때문이다.

이제 시대가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곧 Z세대와 그 이후 세대들이 더 빠른 속도로 조직으로 들어올 것이다. 아니, 세대는 같더라도 세대 내에서의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질 것이다. 세대가 같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찾기도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당신은 혹시 교육담당자인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조직의 솔루션 전문가로서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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